부처님도 극대노 하게 만들 재능을 가진 사람

내가 군생활 하면서 사람 취급을 못 받았는데

그 썰을 좀 풀어보려고 해.

지금은 전역한지 6년이 넘었어

나는 당시 군대를 2월에 입대를 했었고

1군지사 예하부대인 612수송이라는 곳이었어.

아마 지금 이글을 보는 사람 중에

내가 쓴글 보고

내가 누군지 알수도 있겠지만

이렇게라도 써야

트라우마가 극복될 거 같아서 써보는 거임

차라리 공익을 갔다면

이런 트라우마도 안 생겼을 거 같긴 함

암튼 난 2월에 입대를 했고

훈련소 때는 그냥저냥 훈련을 받았던 거 같음

천식있다고 구라치고

훈련 몇번 빼먹긴 했는데

암튼 훈련소 생활이 끝나고

동기 5명과 함께 자대에 도착했더니

나는 탄약계원 이라는 보직을 받게 됐음

내가 피부도 좀 안 좋고 그래서

화장품을 6~7개정도 들고 자대에 갔는데

그거 때문인지

첫날부터 선임들이 날 굉장히 미워하더라고

특히 내 사수는 날 거의 혐오하다시피 했음

“왜 부사수가 이딴 x신 이냐?”

이런 소린 애교 수준이었고

진짜 끊임없이 갈굼을 당했거든.

한가지 다행인 점이라면

그 녀석은 2개월 뒤에 전역할 녀석이라

남은 기간동안만 잘 버티면 됐긴 했었는데

군가도 잘 못 외우고

한번 잠자면 잘 못일어나는 스타일이라

기상나팔 울리고도

꿀잠 자다가 털리기 일쑤였음

특히 내 사수는 정말 날 미친듯이 갈궜음

2달뒤면 집에갈 녀석이

왜 그랬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밤에 자다가 코 곤다고

끌려가서 정강이 까이고

암구호 틀렸다고 정강이 까이고

난 그때 그녀석만 전역하면

군생활이 정말 편해질거란

생각으로 버텼던 거 같음

그렇게 미친듯이 까이고

혼나면서 2달이란 시간이 지났음

그리고 사수가 전역하기 2주 전쯤?

드디어 나에게도 맞후임이 생겼는데

애가 눈도 크고 통통해가지고

되게 착하게 생겼더라고

보직은 1종 계원이였고..

하지만 그땐 몰랐음

이녀석이 나의 남은 군생활을

정말 처참할 정도로 망가트릴 녀석이라는걸

지금부터 편의상 그 녀석을 박씨라고 할게

나는 박씨가 전입 첫날이고 그래서

긴장을 좀 풀어주려는 생각에

족구를 하러 가자고 했음

박씨도 알겠다고 하고 따라오더라고

근데 나도 그놈도 족구를 잘 못해서

그냥 발로하는 캐치볼이었던 거 같음

아무튼 족구를 끝나고 생활관에 왔는데

분위기가 너무 이상한거임

잘 생각해봤더니

아뿔싸.. 청소시간이였더라..

나와 박씨는 그대로

우리분대 왕고인 정씨에게 끌려가서

욕은 욕대고 먹고 까이기도 겁나 까였음..

정씨가 박씨에게

“넌 처음 온 x끼가 벌써 개념 팔아먹었냐?”

이런식으로 말하길래

제가 가자고 했습니다 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그땐 너무 무섭고 몸이 벌벌 떨려서

아무말도 하지못했음

박씨가 나를 보는 눈이 달라진게

그때부터였던 거 같음

그날 이후로 박씨도

나처럼 전입 첫날부터 제대로 찍혀서

나랑 똑같은 폐급 군생활이 시작되나 싶었고

난 사실 속으로 좀 좋았음

나 같은 폐급이 나 빼곤 없었고

유격때 천식 핑계 대면서

훈련을 거의 다 빼버린거 때문인지

동기들도 다 나를 다 무시했거든

근데 박씨는 나와는 달리

성격이 시원시원 하고 처세술도 좋더라고

순식간에 나를 제외한 동기들과

나보다도 더 친해지고

매일 저녁마다 달리기 운동하는 상병한테

먼저가서 살빼고 싶은데

운동 같이해도 되냐면서

미친 인싸력을 보여줬음

다만 그 녀석도 사수한테는 엄청 혼나더라고

내가 듣기론 사수도 옛날에

나처럼 개폐급이였고

짬 대우도 못받는 녀석이였는데

그 녀석이 볼때 박씨는 눈엣가시였던거임..

아무튼 그렇게 박씨와는

서먹서먹한 관계로 시간이 흘렀고

어느새 난 일병이 됐음

그리고 좀 이르지만 부사수가 들어왔음

그땐 박씨도 기분이 좋았는지

날보고 오랜만에 웃는 얼굴로

자기도 맞후임이 생긴다면서 좋아하더라구.

그렇게 부사수가 들어오고

나는 이제 일병도 달았겠다

부사수를 선임들 안 보는대서

막 갈구기 시작했음

근데 너무 심하게 갈궜는지

부사수가 타중대로 도망가버린거야

그때 진짜 박씨가 같이 탄약고 근무 나갔는데

한대칠 기세로 왜 그랬냐고 나한테 따지더라고

난 그때 암만 내가 폐급이라도

선임인데 나한테 그렇게 행동하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래서 그 이후로도 마구 갈궈서

박씨 맞후임을 1명을 추가로 더 보내버렸고

박씨의 별명은 신병교육대가 되었음

마지막으로 같이 입대한

박씨 맞후임 두명은 보내지 못했던게

박씨가 엄청 잘해줬거든

그 이후로도 훈련중에

내가 폐급짓한건 꽤나 많았음

지금 생각하면

진짜 내가 왜그랬나 싶을 정도로

유격 행군할 때 숨쉬기 힘들다고 행군 빼고

그늘에서 부채질 하다 걸리고

남들 다 화스트페이스인가 그거할때

군수과에 숨어서 에어컨 쬐다 박씨한테 걸리고

수없이 많지만 다 쓰면 안 끝날거 같아서

이부분은 스킵할까 했는데

한가지 더 말해줄게 있음

이건 좀 큰거였거든

그때 보급관님 생일이여서

박씨가 부식 수령 갔다오면서

몰래 케이크를 사들고 군수과로 들어온거임

그거 보자마자 내가 “와아아아아 티라미슈다!!”

이랬거든

(내가 행동이 좀 여자 같아서

평소에도 왕고가 날 싫어했었음)

그니까 갑자기 뒤에서

“아 X발 좀!!!!” 이러더니

왕고가 내 배를 발로 차서 그대로 날아갔음

너무 분하고 아프더라고

하루종일 이를 부득부득 갈다가

마음의편지를 써버렸고

왕고는 타중대로 전출을 갔음

이때 일 이후로

원래도 폐급이였던 내 이미지가

더욱더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함

아무튼 내가 상병 달고

박씨도 상병 달고 나니까

드디어 박씨가

나에게 쌓인 것들을 분출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그냥 말 걸어도 무시하고

내가 불러서 갈궈도

듣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원래대로면 내가 달아야할 분대장을

행보관이 박씨한테 줘버린거임

그때부터 박씨가 폭주하기 시작했음

군수과 물품 들어오면

다들 나가서 옮겨야되는데

철조망도 겁나 무겁고 날카롭고

날도 너무 더워서 옮기기가 싫더라고

운전병이여서 군수과에 없는 선임 빼면

내가 그중 가장 왕고였고

아무튼 그래서 나는 컴터로 일하는척 하면서

좀 있다 간다고 하고 쉬고 있었는데

근데 잠시 후에 박씨가 들어오더니

나보고 xx상병님 옮기러 안옵니까?

이러는거임.

나는 또 나가기 싫으니까

“지금 하는거만 끝내고 갈게” 이러고

또 일하는 척을 했음

그리고 잠시뒤에 또 오더니

왜 안오냐는거야

그래서 내가 좀 짜증을 냈음

“아 이것만 끝내고 간다니까?”

근데 갑자기 박씨 표정이 겁나 험악해지는거임

군수과에 문이 두개였는데

앞문으로 들어오기 전에

뒷문에서 내가 마우스로 바탕화면에

네모 그리고 있던걸 봐버린거지

아무튼 엄청 험악한 얼굴로 다가오면서

“바탕화면에서 마우스만 끌고 있는데

무슨 일이 있다고 안나옵니까?”

이러면서 다가오는데 너무 무서웠음

왜냐면 박씨가 처음 올 때는 뚱뚱만 했는데

이등병때부터 선임 따라서 달리기 하고

일말부터 헬스장까지 가서 운동하고 하다보니까

거의 무슨 근육도 우락부락해지고 그랬거든

심지어 잘생기기까지 했어서

엄청 열등감도 느꼈었음

암튼 나도 자존심이 있으니까

또 짜증을 내버렸음

그니까 박씨가 나를 엄청 강하게 밀어버렸고

나는 의자 넘어트리면서

막 구르고 하면서 날아갔음

거기에는 간부님들도 다 있었고

우당탕 소리를 듣고

군수과장님도 무슨일이냐면서 뛰어왔었거든

처음에는 후임이 선임을 폭행한 경우니까

간부님들이 박씨를 엄청 뭐라고 하더라고

나는 속으로 꼴 좋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음

눈엣가시였던 박씨가 영창을 갈거고

난 그럼 이제 분대에서

눈치 안보고 왕고 생활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박씨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니까

화살이 나한테 오기 시작하더라

그새낀 말도 잘하더라

당연히 영창갈 줄 알았던 박씨는

가볍게 훈계만 듣고 끝났고

내 이미지는 더욱더 나락으로 떨어졌음

평소에 하던 행실의 차이가

여기서 나오더라고

나는 작업이든 뭐든

이런저런 핑계로 도망다니기 바빴고

내가 생각하기에

거의 운동중독에 걸린거 같은 박씨는

(자기 전에도 팔굽혀펴기 하고

허락맡고 씻고자고 그랬음)

군수과 뿐만 아니라

어디서 뭐 무거운거만 옮긴다하면

뛰어가서 옮겨주고 그랬거든

아무튼 그때 이후로 박씨가 좀 무서워져서

피해 다니기 시작했음

서로 말도 잘안하고

(원래도 잘 안했지만

그전엔 먼저 말도 몇번 걸어주고 그랬는데)

봐도 못본척 하더라고

언젠가 피엑스를 가려고 하는데

우리부대는 피엑스를 가려면

2명 이상이 가야했거든

근데 나는 동기랑도 선임이랑도 친한 사람이 없으니까

같이갈 사람이 없어서

후임들 데리고 가고 그랬는데

그날도 후임 한명이 생활관에 있길래

피엑스를 가자고 했더니

박씨가 화장실 갔는데

갔다오면 같이가기로 했다는거임

그말 듣고 갑자기 화가나서

후임을 갈구고 있었음

내가 선임이냐 박씨가 선임이냐 이러면서

근데 갑자기 박씨가 오더니 뭐하냐면서

“야 피엑스가자”하고 데리고 가버리는거임

난 더욱더 화가 났고

청소시간 끝나고 그 후임을 불러서

내 밑에서 니 위까지 다 데려오라고 했음

근데 얘가 내 밑에 있는

박씨도 포함인 줄 알고 같이 데려온거임

박씨가 보자마자 한숨을 푹 쉬더니

애들을 맘대로 막 돌려보내기 시작했고

나는 “야 그래도 내가 선임인데

이러는건 좀 아니지 않냐?” 했더니

박씨가 자기 분대장이라고

분대장은 계급상으로 나보다 위라는거임

그말 듣고 다음날 싸지방가서

찾아봤는데 진짜더라고

그날 이후로 나는 박씨에게

완벽하게 굴복해버렸음

분대에서 계급상으론 가장 높았지만

리모콘은 손도 못대봤고

애들 좀 갈굴라치면

귀신같이 박씨가 나타나서

애들을 해산시켜버렸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박씨를 따르는 후임들은 많아졌고

나는 점점 소외됐음

그럴법도 했던게 박씨가 군생활 하면서

후임한테 욕하는건 딱 2번 본거같거든

엄청 잘해주기도 했고.

여기도 재밌는 썰이 있는데

박씨는 본부중대지만 1종이라

취사반 하고도 선후임 관계로 지냈는데

그래서 취사장도 자주 들락날락 했거든

근데 취사반에 관심병사가 한명 있었는데

애가 알고보니까 매일 일기를 쓰고

매주 대대장한테 검사를 받고 그랬던거임

근데 대대장이 일기 가지고와서

내용 읽어주고 박씨한테 포상까지 줄 정도였음

내용은 “박상병님은 항상 나에게

좋은말을 해주신다

나도 박상병님처럼 멋진 선임이 되고싶다

그런식으로 썼다고 하더라고

아무튼 그런식으로 외롭게 군생활을 하다가

곧 말출을 나갈 시기가 왔는데

원래 말출에 분대장 휴가를

붙혀나갈 생각이었지만

박씨가 분대장을 뺏어갔으니

그건 불가능했고

그래서 나는 계산을 해봤음

우리부대에는 마일리지 제도 라는게 있었는데

100점을 모으면 2박3일 휴가를 줬거든

계산 해봤더니 딱 10점이 모자라서

수공구 관리관님한테 사정사정해서

10점을 받고 말출에 마일리지 휴가를 붙혀서

나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우리생활관

전체 마이너스 10점을 받은거임

생활관이 너무 더럽다고

내 생각엔 그것도 박씨가 주동한거같음

평소에는 우리 생활관 엄청 깨끗하다고

전체상점 받고 그랬는데

이땐 진짜 자존심이고 뭐고

박씨 마음의편지로 찔러버릴까

진지하게 고민도 했었음

그래서 말출도 그냥 쌩 말출로 나가고

갔다오니 어느새 전역할때가 오더라고

그리고 말출 복귀할때도

원래 같으면 맞선임이 전역모를 해주는데

난 박씨가 해줄거 같지 않아서 내가 만들어왔었음

좀 슬프더라 그때

다른 부대도 있는진 모르겠는데

우리 부대에는 전역할때

전통 같은게 있었음

위병소 앞에 애들이 쫙 늘어서고

노래 불러주면

전역자가 한명한명 악수하고

이야기 좀 하면서 가다가

헹가래 받고 집에 가는건데

아침점호가 끝났는데도

애들이 눈치만 보고 도열을 하러 안가더라고

근데 갑자기 병사 생활 하다가 전역하고

바로 간부로 들어온 하사가

“뭐해! 일하러안가?” 이러고 소리지르니까

다들 일하러 가버리더라

설마설마 하긴 했는데

그래도 도열은 해줄 줄 알았는데

진짜로 안해주니까 눈물날거 같더라

그리고 이제 나가려고 나왔는데

생활관 앞 쉼터에서

그 간부랑 나보다 한달 아래 선임이랑

박씨가 담배 피면서 웃고 있더라고

간부는 “아까 그 새X표정 봤냐?” 이러고

3월은 “ㅋㅋ아 저도 어찌해야되나

눈치보고 있었습니다” 이러고

박씨는 “그래도 마지막인데

인사는 해줘야 되는거 아닙니까?” 이러고

가식적인 새끼

아무튼 좀 숨어서 듣다가

자연스럽게 나와서

“XX야 (박씨본명) 나 이제 간다” 이러니까

“네 가십쇼” 이러더라

끝까지 나 하고 말 안 놨거든

간부는 내 인사도 씹고

3월도 수고했다고 하더라

그렇게 그냥 혼자 터덜터덜 나오는데

위병소 아저씨들도

아무도 도열 안해주는거보고

이상하게 쳐다보더니

“아저씨 왜 본부 도열 안해요?” 이러길래

“아 오늘 좀 바쁜가봐요 잘 있으세요 ㅎㅎ

이러고 나왔음

여기다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해서임

친구들 만나면 다 군대 이야기만 하는데

난 거짓말로 군생활을 지어내지 않으면

이야기끼지도 못했거든

이글을 읽는 사람 중에

군입대 예정인 애들 있으면

절대 나처럼은 군생활하지 말았으면 좋겠음

평생 트라우마로 남거든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박씨 만약 이글보면

너땜에 진짜 힘들었고

지금도 종종 힘들다고 말해주고 싶음

뭐 누구보면 전역하고 만나면

뚜까패버린다고 하는데

넌 내가 오히려 두들겨 맞을거 같아서

그러지도 못하겠고

길가다 봐도 아는척 하지말아주라